베네수엘라 대선이 공식 집계 결과 불과 1.8%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면서, 대선 불복과 재검표 논란으로 베네수엘라 내부는 물론 국제사회까지 양분되고 있다.

지 난 14일 치러진 대선 최종 집계 결과 우고 차베스를 계승한 여당의 니콜라스 마두로 후보가 50.8%를 얻어 49.0%를 득표한 야권의 엔리케 카프릴레스 후보를 이겼다. 야권은 "전국에서 3200건 이상 부정행위 신고가 들어왔다"며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AP통신은 15일 카라카스에서 야권 지지자 1500여명이 거리 시위를 벌이고 일부 학생이 도로를 점령하고 투석전을 벌이자, 마두로가 자기 지지자들에게 대응 시위를 요구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재검표 요구엔 미국과 캐나다, 스페인, 멕시코 등이 가세했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재검표 요구는) 베네수엘라 국민 모두가 결과에 승복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하고 신중하며 필요한 조치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서둘러 결론을 내리는 것은 명백하고 민주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열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국제적 반미(反美) 연대를 구축했던 차베스가 지난달 사망하자 조심스럽게 양국 관계 회복을 거론해왔다. 실제 재검표로 선거 결과가 번복될 가능성은 작더라도, 적어도 마두로의 반미 사회주의 정책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미와 멕시코·칠레·페루 등 일부 중남미국이 포함된 미주기구(OAS)도 야권의 재개표 주장을 지지하며 선거 감독 인력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차베스 시절 베네수엘라의 동맹이었던 중국과 러시아, 이란, 그리고 브라질·쿠바·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좌파 정권들은 즉각 마두로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모두가 대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